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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후원회 릴레이 인터뷰(7) - 신영애 모란회원(Artsylvia Foundation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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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조회 6,925회 작성일 11-10-3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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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애 Artsylvia Foundation 대표 : 아름다움이라 이름 지어진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후원회 릴레이 인터뷰 11월의 주인공은 재단법인 아트실비아의 신영애 대표이다. 자신의 세례명을 딴 아트실비아는 실내악 분야의 발전을 위해 올봄 창립한 예술후원단체이다. 예술에서 받은 기쁨을 많은 이들과 나누겠다는 목표가 또렷했던 그녀를 가을 향기가 진하게 풍기던 한 공원에서 만났다.


세계 클래식 음악시장에서 나날이 입지를 더해가는 한국이지만 좋은 실내악 공연을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세계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을 받는 독주, 오케스트라와 달리 실내악만큼은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인 것이다. 클래식의 꽃으로까지 일컬어지는 실내악이지만 대중은 여전히 어렵고 낯설게 생각한다. 이러한 실내악 분야의 발전이 지지부진한 데 아쉬움을 느끼다 그 진흥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이가 있다. 재단법인 아트실비아의 신영애 대표가 그 주인공. 청담공원에서 상쾌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트실비아는 올봄 창립된 예술후원단체이다. 설립하게 된 취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예술에서 제가 받은 기쁨을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전 어릴 때부터 애호가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예술계에서 뚜렷하게 무언가를 하진 않았지만 늘 가까이 하며 거기서 행복과 치유를 받아왔지요. 나이가 들어 시간과 여유가 생기니 예술에서 얻은 기쁨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004년에 예술의전당 후원회에 가입했고, 이번에 아트실비아를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실비아는 그녀의 세례명으로 아트실비아는 ‘예술을 사랑하는 실비아’라는 뜻이다. 그 활동 내역을 물어보았다. “이제 갓 시작한 단계예요. 현재 김포에 실비아아트홀이라는 이름의 작은 공연장을 건립하고 있습니다. 예술의전당과도 인연이 깊은 김석철 교수님께서 특별히 설계해주셨어요. 더 많은 실내악 단체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장이 되도록 할 겁니다. 또한 내년부터 매년 실내악 오디션을 개최할 계획입니다. 첫 해엔 현악 4중주, 이듬해엔 목관 5중주, 다음엔 트리오, 이런 식으로요.”


공연장 건립과 오디션. 장기적인 비전 없이는 선뜻 손대기 힘든 사업들이다. 그 취지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혼자 하는 건 참 잘해요. 그런데 타인과 함께 어우러지는 건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음악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절제, 배려, 조화, 균형의 음악인 실내악을 후원해보고 싶었어요. 물론 많은 분들이 말렸지요. 실내악은 관심도 적고 돈도 안 되는 힘든 사업이라고. 하지만 전 다르게 생각해요. 남들이 다 하는 걸 굳이 저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며 보람과 기쁨을 얻기 위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녀는 실력과 의지를 아울러 갖춘 이들이 아트실비아를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얻길 바란다. “내년부터 개최될 오디션의 지원 연령이 40세 미만입니다. 보통의 콩쿠르는 많아야 30대 초중반이지만 저희는 더 늘렸어요. 의지를 가지고 도전하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실내악이라는 음악 특성상 서로 충분한 음악적·인간적 교감을 가질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오디션을 통해 선정된 이들에겐 세계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해외 콩쿠르에 참가하는 데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겁니다. 콩쿠르 외에도 다양한 페스티벌, 음악회 등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예술후원사업을 하는 데 난관이 없을 리 없다. 무엇이 가장 힘든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막상 뛰어들어 보니 힘들더군요. 후원회원으로서 돈만 내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사업적인 어려움도 물론 있지만 가장 어려운 건 후원받는 이가 실질적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나는 선의를 가지고 누군가에게 A를 해줬는데 정작 그 사람이 원하는 건 B였다면 효율적인 후원이 아니겠지요. 따지고 보면 선물하는 것과 똑같아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이 담긴 CD 한두 장을 선물했는데 받는 이가 시큰둥하다면? 그 사람에겐 그냥 한두 장의 CD일 뿐이라면? 다들 이런 경험 있지 않나요?” 그런 측면에서 그녀는 한국 예술계에 다음과 같은 바람을 피력한다. “예술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시스템이 정립되었으면 좋겠어요. 예술가와 후원자 모두 자신에게 맞는 상대를 찾을 수 있는, 그렇게 예술가와 후원자를 유기적으로 맺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정착되길 바랍니다. 지금은 서로 낭비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 아쉽습니다.”


현재 실내악을 주력으로 후원하고 있지만 사실 그녀의 예술적 취향은 그보다 훨씬 폭넓다. 탱고, 재즈, 국악, 명상음악, 현대무용 등을 망라하는 방대한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전 어떤 종류의 예술에도 나름의 아름다움과 기쁨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아름다운 게 어디 예술뿐이겠어요?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도 아름다운 게 얼마나 많은데요. 조그만 들꽃, 향기로운 바람….” 그녀의 이런 생각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객석기부를 통해 남긴 문구에 오롯이 담겨 있다. “아름다움이라 이름 지어진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게 그녀의 포부. “장애인, 교도소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한 공연의 후원활동을 한 일이 있어요. 그들의 표정에 웃음이 피어나는 걸 보며 저 역시 크나큰 보람을 느꼈지요. 아이들의 무용 콩쿠르를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풋풋한 열정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잖아요. 아트실비아의 실내악 후원은 시작입니다. 거창하고 성대한 것이 아닐지라도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공유하는 행위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로 인해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예술후원활동 외엔 별다른 관심사가 없다고까지 말하는 그녀의 열정적인 나눔이 이제 시작되었다.


글 _ 홍형진

photoⓒ 박경복 (예술의전당 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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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진은 예술의전당 명예기자. <문학사상> 소설 부문 신인상으로 갓 등단한 풋내기. 남자라면 자고로 풍류를 알아야 한다는 신념 하에 한량질에 박차를 가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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