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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후원회 릴레이 인터뷰(8) - 김희근 부회장(벽산엔지니어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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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3,752회 작성일 11-12-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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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후원회 릴레이 인터뷰 -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 : 예술은 생활, 조화로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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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후원회 릴레이 인터뷰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
예술은 생활, 조화로운 하나

후원회 릴레이 인터뷰’ 올해의 마지막 손님은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이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을 비롯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현대미술관회 부회장, 한국페스티발앙상블 이사장, 예술의전당 후원회 부회장 등을 맡아 문화예술분야의 든든한 버팀목인 그는 올해 한국 메세나 대상에서 개인 부문상인 ‘메세나인상’을 수상했다.

벽산엔지니어링 김희근 회장실로 가는 발걸음, 마치 하나의 갤러리를 지나는 듯했다. 사무실 다섯 개 층에 걸려 있는 미술·조각품은 어림잡아도 340여 점. 이 정도면 ‘생활밀착형’ 미술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집무실에 걸린 미술품을 보며 연신 감탄을 쏟아냈더니 더 많은 작품을 보여주겠다며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과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백남준의 작품부터 사막 모래바람 속에서 건너온 장미석까지, 모두 제 손으로 직접 모았습니다. 창고에 보관 중인 것까지 따지면 700여 점 될 겁니다. 예술은 곧 생활이어야 합니다. 건설업은(그는 12년간 벽산건설 경영을 맡았다) 아무래도 거친 기업 분위기가 있기 마련이죠. 회사나 직원들의 건조한 감성을 미술품과 음악으로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직원가족과 함께 음악회 나들이도 종종 합니다.”

생활 속에 스며든 예술을 가족, 친구, 직원과 함께 나누다 보니 문화예술 관련 보직도 자연스럽게 하나 둘씩 맡게 되었다. 현재 그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을 비롯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현대미술관회 부회장, 한국페스티발앙상블 이사장, 예술의전당 후원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업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것이 없는지 항상 고민했습니다. 정부 예산만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건 어려움이 있죠.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을 활성화하는 건 기업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확고한 사명감으로 뛰어든 일은 아니었지만, 예술을 사랑하다 보니 저절로 사명감이 생겼다고 할까요? 돈을 값어치 있게 쓰는 것이 어떤 건지 보여주고도 싶었습니다. 예술과 삶은 따로 있지 않습니다. 우리 가족, 내 친구들, 우리 회사 직원들부터 바뀌면 곧 사회문화가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쯤이면 단순한 예술 애호가를 넘어선 열렬한 문화 후원자다. 예술가를 후원하게 된 것은 음악·미술 분야로 진출한 친구들 덕분이었다. 처음엔 친구들 음악회 티켓이나 미술 작품을 사면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젊은 관객이 클래식 콘서트장을 찾고, 젊은 연주자들이 세계 유수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등 클래식 음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라는 확신도 갖게 됐다. 그래서 문화예술에 대한 민간기업 지원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는 1686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와 1758년산 과다니니 등 고가의 바이올린을 예술가에게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10년쯤 됐습니다. 고악기는 쓰지 않으면 제 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연주자들도 좋은 악기로 예술세계가 깊어지고, 1석2조 아닌가요?”

작년 5월엔 벽산문화재단을 만들어 더욱 적극적으로 문화예술계 후원에 나섰다. 음악과 미술을 좋아하던, 그러나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가 남긴 재산으로 세운 재단은 세종솔로이스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한국페스티발앙상블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제1회 벽산 희곡상을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당선작 상금은 물론이고 공연 제작 때 보조금도 지급한다. 전속계약 없이 연극단체와 화가를 지원하고 이들의 작품으로 전시회도 열 예정이다. 앞으로 음악 부문에서는 브라스 단체를 후원할 계획이다. 김희근 회장은 이처럼 우리나라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6일 올해 한국 메세나 대상에서 개인 부문상인 ‘메세나인상’을 수상했다.

‘기업’ 경영에 이어 이제는 ‘예술’ 경영을 펼치고 있는 김희근 회장은 요즘 현대음악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불협화음 속에서 전해지는 오묘한 음의 조화가 매력적이라고 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IT 기술을 누리며 아이폰으로 클래식 음악 수천 곡을 저장해놓고 듣고 있다. 모든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때와 장소에 맞춰 골라 듣는 편이다. 아침엔 피아노 독주가 좋고 책 볼 땐 스트링 연주를 즐긴다. 최근 가장 인상적인 공연으로 11월 초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음악회>를 꼽았는데, 클라리네티스트 샤론 캄과 피아니스트 스테판 키이퍼가 들려준 앙상블, 그리고 앙코르로 연주한 ‘아리랑’이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음악회 전엔 청바지 차림으로 <이승철 콘서트>를 다녀왔다 하니, 음악에 있어 편식이 없는 편이다. 집에서 가정음악회도 자주 연다. 홈 콘서트라 하면 거창해보이지만 친구들과 함께 와인도 마시고 연주자와 함께 바닥에 주저앉아 음악 이야기를 나누는 소박한 자리다. 일상의 모습을 들여다보니 ‘예술이 곧 생활’이어야 한다는 신념대로 예술과 삶이 한 몸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김희근 회장. 그는 삶과 예술이 하나 되는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예술의전당이라는 감탄도 잊지 않았다. “예술의전당에 들어선 사람들은 모두 밝은 표정입니다. 꼭 공연이나 전시를 보지 않아도, 아트센터에 들러 친구들 모임을 갖기도 하고 맥주도 마시고 광장에서 음악분수도 즐기고. 문화가 삶 자체를 바꾸고 있는 현장이죠. 그렇게 생활 속에 예술이 녹아드는 모습, 바로 우리 문화예술계 최고의 성과 아닐까요?”

글 _ 김수정
photoⓒ 박경복 (예술의전당 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