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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후원회 릴레이 인터뷰(9) - 박영주 고문(이건산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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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3,444회 작성일 12-01-3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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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예술의전당 후원회 릴레이 인터뷰 -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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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실력파 연주자들을 초청하는 <이건음악회>는 한해도 거르지 않고 22년 동안 이어져왔다. 이건산업의 문화예술 지원사업 중 한 부분이다. 무료 초청 공연이지만 수준 높은 무대로 고정팬까지 생길 정도로 자리 잡은 이 음악회 뒤에는 문화예술애호가 박영주 회장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 그는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으로 일하며 우리나라 메세나 활동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건음악회>는 여느 나눔 음악회, 무료 초청 공연과는 차원이 다르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실력파 연주자들을 초청해온 것. 1990년 체코 아카데미아 목관 5중주단 공연을 시작으로 탈리히 현악 4중주단(1992), 더 스미스 콰르텟(2008) 등을 거쳐 재작년 체코 출신의 현악 4중주 ‘베네비츠 콰르텟’을 초청해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지난해에는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클라리네티스트 ‘샤론 캄’이 협연자로 무대에 섰다. 첫 내한무대를 펼친 그녀는 클라리넷의 전 음역을 통해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연주자로 손꼽히는 실력파. 고양, 부산, 인천, 대구, 서울 등 5개 도시를 무대로 무료 순회공연을 펼친 것에 그치지 않고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혜광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도 가졌다. 이 모두는 뚝심 있게 문화예술후원을 펼치는 동시에 선구안까지 갖춘 한 기업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주인공은 바로 이건산업 박영주 회장이다. 박 회장은 기업문화 나눔 실천의 일환으로 지난 1990년부터 <이건음악회>를 지속해왔다. “이건산업 본사가 있는 인천은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이 부족한 지역이었습니다. 지역 주민에게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시작된 음악회가 이제는 매년 기다려주시는 팬이 생길 정도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처음 시작하던 20여 년 전만 해도 나눔 음악회를 개최하는 기업이 거의 없었는데 오래 지속하다 보니 파급 효과도 상당한 것 같습니다. 요즘엔 많은 기업들이 나서고 있죠. 사회 지도층부터 어린 학생들까지 모두 함께 어울려 연주를 듣고 한마음으로 음악의 감동을 느끼는 현장이야말로 제겐 제일 감동적입니다.” 외부 추천을 받아 직접 연주 단체를 선정한다는 박 회장은 올해 6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관악 연주자 12명으로 구성된 ‘베를린 필 브라스 앙상블’을 초청할 계획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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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뿐만 아니라 미술, 무용, 사진, 와인 등 다방면에 걸쳐 풍부한 식견을 갖춘 박 회장은 특히 판화 컬렉션에 관심이 많다. 수집을 시작한 지도 벌써 30여 년. 인천 본사 내 미술관에 전시도 하고 해외 유명 작가들의 판화 작품도 꽤 소장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은 가족 모두 좋아해 어릴 적부터 가까이했다. 유성기와 SP레코드로 듣던 시대였다. 재즈, 컨트리 송 등 음악이면 가리지 않고 좋아하지만 요즘엔 국악에 관심이 많아져 황병기 선생의 가야금 연주를 즐겨 듣는다. “고등학교 때 유명한 연주자가 오면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연주회를 열곤 했어요. 피아니시모로 연주하던 중 기적을 울리며 지나는 기차 소리가 들리던 때이니 정말 까마득한 옛날입니다. 1년에 단 몇 차례, 게다가 음향도 좋지 않았지만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아주 진지한 분위기였죠.


박 회장은 40년 이상 이끌고 있는 중견기업인 이건산업과 이건창호 경영 외에도 2006년부터는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으로 일하며 중소기업 매칭펀드 조성사업에 큰 힘을 써왔다. “중소기업이 문화예술계 지원에 더욱 활발히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예술지원 활동이 대기업에 국한되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지방의 중소예술단체나 비인기 장르 지원까지 대기업이 모두 나서기는 현실상 어렵고, 한편 중소기업은 지원하고 싶어도 자금 여력이나 정보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몇 해 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중소기업 매칭펀드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군소 예술단체를 지원하면 같은 금액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방식입니다. 아직 정부 예산이 적은 편인데, 앞으로 5, 6배로 예산 규모가 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기부는 전체 기부금 중 0.2퍼센트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적습니다. 예술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메세나특별법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데 빠른 시일 내에 통과돼 많은 후원금이 문화예술계로 흘러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박 회장은 메세나가 일방적으로 기업이 예술단체에 베푸는 것은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는 것 이상으로 얻는 것도 크다는 것이다. <이건음악회> 22년을 포함해 문화를 통한 사회공헌에 노력하는 동안 회사도 덕을 많이 본 게 사실입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가 높아지고 자긍심이 생겼다는 점, 그리고 회사 품격이 높아졌다는 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죠. 회사를 좀더 키우고 돈 많이 벌어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하겠다고 미루면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40년 넘게 회사 살림을 꾸렸지만 여유가 있을 때란 없더군요(하하).” 그는 요즘에도 이거다 싶은 예술후원사업이 있으면 직원들과 토론을 거쳐 합의점을 만들고 작은 것부터 일단 시작한다. 규모가 작은 회사면 각자 상황에 맞게 소액으로 시작해 꾸준히 이어가라고 주변 기업인에게 조언하고 있다. “문화예술단체가 자력으로 발전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개인이 많은 금액을 기부하는 것도 힘들고 정부가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도 한계가 있죠. 상당 부분 기업의 몫입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가능한 많은 기업이 기업에 맞는 특색을 지닌 장르나 예술단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를 선진화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요즘 한국메세나협의회에서 주력하고 있는 일과 개인적인 계획을 물으니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라는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문화나눔사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교육이나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연간 3천 회에 육박합니다. 베네수엘라의 저소득계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처럼 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순화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변화도 꿈꾸고 싶습니다. 이와 더불어 고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이 개인적으로 펼쳐온 음악영재교육을 시스템으로 정착시켜 예술영재를 키우고 싶은 소망도 큽니다.

_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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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복 (예술의전당 홍보부)